그 곳에 내가 있었지. 여행속지
by Hola
[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 둘쨋날, 시간의 신비를 넘나드는 곳

<둘쨋날 : 길섶~금계마을>



바다와는 달리 산이 있고 길이 이어지는 풍경은 걷는 내내 처음이면서 마치 익숙한것으로 다가왔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이 한 걷기여행, 4월의 쌍계사 십리벗꽃길과 제주올레, 10월엔 걸을수록 볼수록 정겨워지는 지리산 둘레길을 걸었다. 떠나오기전 보고 싶었던 '하트터널'을 만난 날이다. 길을 가운데 두고 떨어진 나무들의 가지와 이파리가 만나 손을 잡은 모양이 하트를 만들어 내는데 그게 멀리서 보면 보통의 길이다가 어느지점에 이르면 순식간에 하트모양을 드러냈다.



길섶의 아침 창으로 들어온 풍경은 내내 모양을 바꿨다. 구름이 산을 덮었다가 사라지고 나면 마을이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구름속으로 사라졌다. 통유리로 보는 풍경에 감질맛이 나 마당으로 나서자 시베리안허스키 4마리가 바짝 따라 붙고, 눈 앞에 펼쳐진 구절초의 향연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역시 가장 좋은 때에 왔구나'



길섶 갤러리 문을 열어 달라는 부탁에 이른 아침 갤러리 문을 열었다. 그곳에서 본 지리산 풍경. 갤러리 안을 가득 채운 사연을 담은 사진들이 빼곡히 전시되어 있었다. 10여 년간 지리산을 오르내리며 지리산 사진작가로 살아온 시간이 쌓여있었다. 이른 새벽, 폭풍전야, 눈오는날, 비 개인후, 운무와 해의 절묘한 타이밍을 기다리며 셔터를 눌렀을 사진들.



등구재 방향으로 걷는다. 실상사 작은학교를 지나 화살표가 가리키는 길 상황마을


수평으로 이어지는 길이 끝도 없이 뻗어 있다. 백운산 자락은 마을을 감싸고 앞으로는 지리산의 도도한 줄기들이 뻗어 있는 곳. 다랑이 논이 눈길을 빼앗고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 등구재를 향해 걷는다.


등구재를 넘고 1시간 넘게 걸었다. 벼를 말리고 있는 창원마을이다. 이 길을 지나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끝까지 아는 가사가 없어 다음에 올땐 꼭 제대로 외워와야지 하는 다짐을 했다. 동요에서 가요로 넘어가자 생각한 노래가 두줄을 못 넘기고 맴맴돌았다. 웃음이 나왔다.


등구재를 넘고 금계마을까지 가는 동안 첫날과 달리 지루했다. 개망초를 꺽었다. 논을 오가는 시멘트 길 옆으로 감나무가 많았다. 자연이 키우고 자연스레 남겨진 감들이 유혹했다.



언제쯤 금계마을이 나올까. 걷고 걷고 또 걸었다. '하트터널'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 길을 걷을 때 비가 잠깐 내렸다. 인월마트에서 준비해온 파란색, 분홍색 비옷을 입고 걸었다. 마을은 나오지 않고 다시 숲길로 들어갔다. 논두렁을 지나자 숲길이 이어졌고, 다시 오르락 내리락 길을 한참을 걸었다. 우리보다 늦게 출발한 팀이 지나쳐갔고, 먼저 간 한 사람은 숲속에서 쥐가 났다며  쉬고 있었다.


아, 드디어 목적지 금계마을이다. 멀리 지리산 주봉인 천왕봉, 중봉이 줄줄이 보인다. 멀리 보이는 골이 시작되는 곳이 칠선계곡이다. 오늘도 해냈다. /^^/


지리산 둘레길 둘쨋날
걸은 날 : 2009.10.01.목. 맑음
거리 : 길섶~금계마을 ( 약 10.6km, 4시간 20분 소요)
구간 : 1구간(인월~금계) 나머지 길
길섶(12:50) - 하황마을(다랭이논) - 다랑이 쉼터(옥수수, 물) -  등구령 쉼터(오후2:00) 식혜파는 곳 - 길에 떨어진 밤 - 등구재(2:24) - 등구재 넘어 숲길을 지나 나타난 쉼터(2:49) 낮잠, 무인가게 - 밤, 감이 있는 풍경 - 창원마을(3:48) - 하트터널(4:05) - 다시 숲길 - 하산중(4:53) - 금계마을 도착(5:10)
먹거리 : 쉼터에서 옥수수, 감



by Hola | 2009/11/09 16:48 | 지리산 둘레길 | 트랙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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