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 인월~금계구간>
인월에 도착해 지리산 안내센타를 들린 후 자장면집을 찾았다. 낯선 여행지에서 실패할 확률이 가장 적은 메뉴는 매번 중국집이다. 환상의 맛은 아니었지만 첫 한끼의 시작으로 맛있게 먹고 구인월교앞에 섰다. 책에 등장한 '어탕전문'식당이 보인다. 아쉽게도 다음을 기약했다. 빨간색은 수철방향, 검정색은 주천방향을 가리킨다. 파란색은 지리산 안내센타. 화살표와 색깔로 방향을 알려준다.

60번 도로가 직선으로 곧장 가는 길이라면 지리산 둘레길은 포물선을 그리는 곡선길이다.

지리산 안내센타를 나와 처음 만난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 시작하면서 걷다 만나는 이정표를 전부 찍을려는 무모한 시도를 했다. 둘레길 안내 화살표만 따라 가면 길 잃고 헤매는 따윈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잘 되어 있다.

중군마을 초입 벽화가 단조로운 걷기에 재미를 더해준다. 화사한 꽃들의 향연.

길 위의 두여자, 집 앞 산책나온 듯한 차림에 '정말 걸을꺼야'는 놀람과 의심의 눈초리를 받다.

황매암, 고즈늑한 분위기가 제대로다. 석천에서 목을 축이고 다시 서두르다.(이때까지만 해도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태라 긴장)

좋아하는 이란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보면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길이 나온다. 시골길을 보여준다. 길만이 또렷하게 보일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시작을 한다.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거장이 말하는 이야기가 가슴밑으로 잔잔히 차 오르고 행복한 느낌이 무엇인지를 전해주는데 발길이 뜸한 숲길로 들어서자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름 모르는 나무가 정겹고 바람이 시원하다. 뒤돌아보니 마을은 풍경이 되었다. 낯설면서도 따뜻한 숲길이 이어졌다. 다람쥐가 갑자기 튀어 나와 놀라다가 언제 이렇게 많이 걸었지 하곤 스스로 대견해 했다. 아득하게 느껴지던 한 걸음이 결국은 나를 저기서 여기로 옮겨 놓았구나.

수성대를 지나고 배넘이재를 넘자 여유가 생긴다. 우리 쉬어가자. 한 그루 나무 아래 작은 평상이 걸어온 이를 반긴다. 들에 나온 할머니가 보인다. "마을이 멀어요 할머니" 바로 아래란다.

숲 사이로 가려졌던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구불구불 길이 보인다. 멀리서 보는 풍경은 언제나 아름답다. 가까이 다가가면 사라지는 풍경을 오래도록 잡아두고 싶다.

고사리밭 사이로 보이는 장항마을이다. 당산 소나무를 보고 내려오면 마을초입이 시작된다. 지리산 둘레길이 생기고 단장한듯 깨끗하다. 쉼터에서 오늘 잘곳을 정했냐고 물으시는 아주머니를 만났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장항교를 지나자 가려졌던 60번 도로가 나타났다. 걷기 첫날 처음으로 버스를 기다리는 둘레꾼을 만났다. 인사를 나누었다. 자기들은 버스를 타고 정해놓은 마을 숙소로 갔다가 내일 이곳에서 걷기를 시작할거라고 했다. 그렇게 또 헤어졌다. 도로옆 공터에 허드르지게라는 말이 어울리는 코스모스 군락에 호들갑을 떨었다. 기념사진을 찍고 매동마을 향했다.


지나온 코스모스 군락이 무색하게 이번엔 또 다른 코스모스들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키 작은 코스모스 사이에 한 둘 띄엄띄엄 여백을 가진 나무가 있는 풍경 너머로 다랑이 논도 보인다. 출입금지 쓰레기소각장에 핀 코스모스를 철망 사이로 찍었다. 오기 전 책속에서 본 다랑이 논과의 첫만남이 시작됐다.

등구재와 매동마을로 갈라지는 길 위에서 전화를 걸었다. 어쩌나 길섶님이 광주 출타중이라는 난감한 상황. 이미 해는 넘어가고 산속 어둠은 발 아래로 내려 앉는데...
지리산 둘레길 첫날
첫날 : 인월~금계구간
- 거리 : 약 8.6km / 걸린 시간 : 4시간 10분
- 구간 : 구인월교(시작점 2:50분 출발) - 중군마을 - 황매암(3:49) - 석천(물) - 수성대(4:33) - 배넘이재 - 당산소나무 - 장항마을 - 장항교(5:42) - 매동마을, 길섶갤러리(7:00도착)
- 숙박 : 길섶갤러리(어둠이 내려 등구재 길이 아닌 마을 길로 찾아감. 상중지마을-중지마을-길섶갤러리이정표-왼쪽-왼쪽-포크레인-오른쪽, 강아지 마중)
- 인월~장항구간 휴 포인트
황매암 석천 물, 오솔길 같은 숲길, 중군마을 벽화감상, 산속 한그루 나무 아래 평상, 길가의 코스모스, 주렁주렁 달린 탐스런 감, 겹겹히 경계를 드러내는 산.
2009.09.30.수
인월에 도착해 지리산 안내센타를 들린 후 자장면집을 찾았다. 낯선 여행지에서 실패할 확률이 가장 적은 메뉴는 매번 중국집이다. 환상의 맛은 아니었지만 첫 한끼의 시작으로 맛있게 먹고 구인월교앞에 섰다. 책에 등장한 '어탕전문'식당이 보인다. 아쉽게도 다음을 기약했다. 빨간색은 수철방향, 검정색은 주천방향을 가리킨다. 파란색은 지리산 안내센타. 화살표와 색깔로 방향을 알려준다.

60번 도로가 직선으로 곧장 가는 길이라면 지리산 둘레길은 포물선을 그리는 곡선길이다.

지리산 안내센타를 나와 처음 만난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 시작하면서 걷다 만나는 이정표를 전부 찍을려는 무모한 시도를 했다. 둘레길 안내 화살표만 따라 가면 길 잃고 헤매는 따윈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잘 되어 있다.

중군마을 초입 벽화가 단조로운 걷기에 재미를 더해준다. 화사한 꽃들의 향연.

길 위의 두여자, 집 앞 산책나온 듯한 차림에 '정말 걸을꺼야'는 놀람과 의심의 눈초리를 받다.

황매암, 고즈늑한 분위기가 제대로다. 석천에서 목을 축이고 다시 서두르다.(이때까지만 해도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태라 긴장)

좋아하는 이란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보면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길이 나온다. 시골길을 보여준다. 길만이 또렷하게 보일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시작을 한다.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거장이 말하는 이야기가 가슴밑으로 잔잔히 차 오르고 행복한 느낌이 무엇인지를 전해주는데 발길이 뜸한 숲길로 들어서자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름 모르는 나무가 정겹고 바람이 시원하다. 뒤돌아보니 마을은 풍경이 되었다. 낯설면서도 따뜻한 숲길이 이어졌다. 다람쥐가 갑자기 튀어 나와 놀라다가 언제 이렇게 많이 걸었지 하곤 스스로 대견해 했다. 아득하게 느껴지던 한 걸음이 결국은 나를 저기서 여기로 옮겨 놓았구나.

수성대를 지나고 배넘이재를 넘자 여유가 생긴다. 우리 쉬어가자. 한 그루 나무 아래 작은 평상이 걸어온 이를 반긴다. 들에 나온 할머니가 보인다. "마을이 멀어요 할머니" 바로 아래란다.

숲 사이로 가려졌던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구불구불 길이 보인다. 멀리서 보는 풍경은 언제나 아름답다. 가까이 다가가면 사라지는 풍경을 오래도록 잡아두고 싶다.

고사리밭 사이로 보이는 장항마을이다. 당산 소나무를 보고 내려오면 마을초입이 시작된다. 지리산 둘레길이 생기고 단장한듯 깨끗하다. 쉼터에서 오늘 잘곳을 정했냐고 물으시는 아주머니를 만났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장항교를 지나자 가려졌던 60번 도로가 나타났다. 걷기 첫날 처음으로 버스를 기다리는 둘레꾼을 만났다. 인사를 나누었다. 자기들은 버스를 타고 정해놓은 마을 숙소로 갔다가 내일 이곳에서 걷기를 시작할거라고 했다. 그렇게 또 헤어졌다. 도로옆 공터에 허드르지게라는 말이 어울리는 코스모스 군락에 호들갑을 떨었다. 기념사진을 찍고 매동마을 향했다.


지나온 코스모스 군락이 무색하게 이번엔 또 다른 코스모스들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키 작은 코스모스 사이에 한 둘 띄엄띄엄 여백을 가진 나무가 있는 풍경 너머로 다랑이 논도 보인다. 출입금지 쓰레기소각장에 핀 코스모스를 철망 사이로 찍었다. 오기 전 책속에서 본 다랑이 논과의 첫만남이 시작됐다.

등구재와 매동마을로 갈라지는 길 위에서 전화를 걸었다. 어쩌나 길섶님이 광주 출타중이라는 난감한 상황. 이미 해는 넘어가고 산속 어둠은 발 아래로 내려 앉는데...
지리산 둘레길 첫날
첫날 : 인월~금계구간
- 거리 : 약 8.6km / 걸린 시간 : 4시간 10분
- 구간 : 구인월교(시작점 2:50분 출발) - 중군마을 - 황매암(3:49) - 석천(물) - 수성대(4:33) - 배넘이재 - 당산소나무 - 장항마을 - 장항교(5:42) - 매동마을, 길섶갤러리(7:00도착)
- 숙박 : 길섶갤러리(어둠이 내려 등구재 길이 아닌 마을 길로 찾아감. 상중지마을-중지마을-길섶갤러리이정표-왼쪽-왼쪽-포크레인-오른쪽, 강아지 마중)
- 인월~장항구간 휴 포인트
황매암 석천 물, 오솔길 같은 숲길, 중군마을 벽화감상, 산속 한그루 나무 아래 평상, 길가의 코스모스, 주렁주렁 달린 탐스런 감, 겹겹히 경계를 드러내는 산.
2009.09.30.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