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 내가 있었지. 여행속지
by Hola
[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 출발 하루전 여행준비



+
가방을 싸야하는데 내키질 않는다. 며칠전만  해도 어떤옷을 입고 갈지, 무얼 가져갈지 생각했는데 막상 내일로 닥치고 보니 지레 지쳐버려 딴짓이다. 길게는 일주일이 될 이번 여행은, 걷기다. 짐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데 한두가지 가져갈까 말까하는 물건들이 있다. 이를테면 헤어드라이기를 가져갈까. 가벼운 운동화냐 트래킹을 위한 등산화냐. 바지는 못샀으니 청바지를 입고가는데 어떤 청바지를 입고 위는 무슨 옷을 입을지. 후드를 입고 가는건 싫지만 활동성을 고려하면 안 입고 갈수도 없고, 이러다보니 여행복장이 구질구질해진다. 평소처럼 입고 현지인처럼 하고 싶은데 영락없이 튀를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카메라 없는 여행을 결심하다.
카메라가 고장나지 않았다면 절대로 빼놓고 가지는 않았을거다. 밧데리도 챙기고 밧데리 충전 선들도 넣고 짐이 조금은 더 늘어났을것이다. 작년 마이대니에서 돌아오는 마지막날 바다에 갔다가 메모리스틱을 바다물에 빠뜨렸다. 그순간의 아득함은 정말이지 후회막급이었다. 4일 내내 찍은 사진들이 순식간에 물속으로 떨어질때의 심정이라니. 길게 쉼호흡을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사진을 볼수 없게 되더라도 크게 상심하지는 말자. 이것은 예정된 순서였다며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이번여행엔 진짜로 카메라가 없다. 물론 폰카로 놓칠 수 없는 눈 앞의 풍경을 찍을게 분명하다. 인화할 사진은 가지고 오지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여행을 떠올릴수 있는 매개체는 가지고 돌아오리라. 이번 여행 카메라는 스케치다.

+
책반납일이 지나고 돌아올것 같아 빌려온 책을 세권이나 펼쳐놓고 훑는다. 갑자기 애틋함이 솟는다. 다 읽지 못할게 뻔한데도 프롤로그라도 읽어야 할것 같아 서두른다. 짐꾸리기는 진척이 없다. 아침엔 수영장까지 갔다왔다. 전날 알람까지 맞춰놓고 갔지만 금방 돌아왔다. 차를 가지고 가지 않아 셔틀버스 시간에 맞춘다고 한심한 짓을 했다. 관리비와 도시가스를 인터넷 뱅킹으로 처리하고 내일 아침 몇시 차로 갈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컴퓨터를 켜고서도 여전히 딴짓이다.

+
인터넷이 좋을때는 예전 같으면 터미널에 전화를 걸어 어디가는 차편이 몇시에 있나요? 하고 물었을걸. 아니 정확히 말하면 통화자체가 힘들다. 신호는 가도 받지 않고 혹은 통화중 신호만 들려오니까. 이럴때 인터넷은 단번에 해결해준다. 즐겨 찾는 검색사이트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서치를 해볼 생각이다.

은행에서 현금도 찾아왔고, 여행준비물도 꺼내 놓았고, 첫날 입고 갈 옷을 결정했으니 반은 진행되었다. 배낭 무게가 걱정이긴 한데, 산티아고 예행연습으로 생각하고 인내력을 테스트해볼 생각이다.

by Hola | 2009/10/10 14:40 | 지리산 둘레길 | 트랙백 |
트랙백 주소 : http://latinhola.egloos.com/tb/453810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카테고리
태그
메모장
★ 여행카페 ★
Copyright ⓒ 2003 ~ Latinhola.com All rights reserved.
포토로그
이글루 파인더

rss

skin by jes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