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 내가 있었네. 여행속지
by Hola
[Peru] 꾸스꼬(CUZCO) - 제 1편(사람 사는 곳에서)

'세상의 배꼽', '퓨마의 배꼽', '잉까 제국의 수도였던 꾸스꼬(CUZCO)'
참 어렵게도 도착했다. 어디에? 꾸스꼬(CUZCO)에.

아레끼빠에서 9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는 이 곳에 21시간만에 도착했으니. 오는 길, 마을 마을마다 도로를 점령. 시위들을 했다. 이유는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 어딜가나 정부는 잘 좀 하지. 도로에 병을 깨 흩어놓고, 커다란 돌을 중앙에 놓기도, 그것도 모자라면 고무바퀴들을 태우고, 살기 위해 이렇게 목숨바쳐 시위한데는데......

그런데 우리도 화장실은 가야 될 게 아니냐고요. 버스 안에서 큰 것을 못 눈다고 하니 태경과 나는 설사병은 도져있고, 정말로 이를 악물고 참았다. 나중에는 숨을 제대로 쉴 수 조차 없었다.

타협을 해서 한 마을을 지나가면 또 다른 마을에서 막히고, 알고 보니 이 상황을 미리 알고 우리 차에 기자단이 함께 했다. 그들이 나서서 타협하고. 때로는 마을 사람들 싸우려면 서류구비를 해야하는데 돈이 부족하니 돈을 달라고, 도저히 기자처럼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젊은 기자 아찌, 자신의 모자를 벗어 돈을 내라고. 이걸 시위라 할 수 있나? 갈취가 아닌가?

어쨌든 제발 화장실 좀 가자. 다들 못 먹어서 누렇게 뜨고, 화장실 못 가서 누렇게 뜨고, 결국 우린 내렸다. 무조건 뛰었다. 사람들 다 뛴다. 원주민 아줌씨 화장실이 어디냐는 우리의 말에 비웃으며, 화장실이 뭔 말이랴, 그냥 뒤 뜰이 화장실이여? 징징, 난, 도저히 오픈 된 곳에서 눌 수 없다는 동생을 열심히 설득, 우리는 볼 일을 봐야 한다. 드디어 방황하다 찾은 창구, 물론 사방중 한방은 열려 있지요. 서로 하얀 엉덩이 보이며 볼 일 보고.

아. 아줌마, 아저씨들 화장실은 갖추고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어쨌든 우리의 볼일은 봤으니....... 더위에, 설사에, 배고픔에. 정말로 우리는 그 고생을 하며 그토록 원하는 꾸스꼬, 꾸스꼬에 왔다.

역시 꾸스꼬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11월 20일/29일)

by Hola | 2008/12/22 20:21 | Latin America | 트랙백 | 덧글(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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