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 내가 있었지. 여행속지
by Hola
김기덕 감독의 15번째 영화 - 비몽

며칠 전,

친구랑 통화중에 '비몽'이야기가 나왔다. 말로는 개봉관이 적어서 보기 힘들것 같은데 시간을 맞춰보자고 해서 그러마 해놓고서는 혼자 가서 보고 왔다. 물론 아직 봤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중에 좋아하는것과 아닌것의 차이가  커서 이번에도 자학적인 부분은 눈을 감았다. 내겐 혹은 우리에겐 익숙한 거리를, 자신의 영화에 열광하는 유럽인들을 위해 친철하게도 아름답고 신비롭게 그려놓았다. 갈대밭, 파주 보광사, 가회동, 한옥, 혜화동동사무소, 락고재... 生에 스토리 같은 것은 그냥 하기 좋은 말이고, 강렬하게 사로잡는 무엇에 집착하는 인간의 욕망과 덧없는 인생에 대해 불교의 색채로 선문답을 풀어 놓았다. 흰색과 검은색은 동색이라던지, 있는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그런. 꿈에서라도 그녀를 만나고 싶은 미련이 남아 있는 남자와 몸서리칠 정도로 그 남자를 증오하는 여자 그리고 꿈으로 연결된 엇갈린 만남. 잠을 자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남자와 제발 꿈을 꾸지 말라고 애원하는 여자. 

이 모든 것보다 마음에 들어 온 것은 남자가 우는 장면.
어쩌지도 못하는 순간 망연자실한 눈물을 흘리는데...
여자에게 수갑을 채우고 자신의 손목에도 채우던 밤, 그렇게 소리죽여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딱 그 장면 살다가 만나는 고립무원의 순간, 의지와는 상관없는 눈물이 흐르던 밤처럼 남자도 울었다.  

 슬플비, 아닐비, 슬픈 꿈
슬픈 운명에 맞닥드리게 되는 사랑에 상처받은 여자와 사랑을 잃은 남자가 꿈으로 이어진 이야기.
몽유병인 여자와 꿈을 꾸는 남자의 꿈과 현실을 오가는 이야기.

바느질 하는 여자 란
목도장 파는 장인 진
김기덕 감독의 15번째 영화

이나영의 김기덕 감독에 대한 첫인상
썰렁한 유머, 섬세함, 뚜렷한 개성, 자아집착
08.10.18 토


* 동양적 신비로움으로 가득한 <비몽>의 영상은 주연배우들 못지 않은 아름다운 영상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회동의 오래된 한옥과 갈대밭, 보광사 등에서 촬영된 화면은 어떤 특수효과 없이도 피사체 고유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이나영과 오다기리 죠 두 사람은 극중에서 모두 일종의 예술인, 즉 옷 짓는 여자 ‘란’과 전각 새기는 남자 ‘진’이 되어 더욱 자연스럽게 전통미를 드러내고 있는데, ‘란’의 집과 ‘진’의 집은 모두 가회동에 위치하고 있는 실제 의상 디자이너와 전각예술가의 집에서 촬영되어 환상적이면서도 동시에 현실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평소 전통미술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빈 집> <시간> 등 작품 속에서 이미 세계가 놀랄만한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표현해낸 바 있는 김기덕 감독이기에 가능한 영상미다.

by Hola | 2008/11/26 19:46 | City Life | 트랙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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